2012년이었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았던 터키전이 참 좋았던 기억이 나서

이번에 열린 '폴란드, 천년의 예술'에도 다녀왔다.

3개월 동안 진행되었던 전시인데 시간을 계속 못 내다가 전시 마지막날 가게되었다.

 

일요일이기도 하고, 마지막날이기도 해서 사람들이 바글바글....

3시에 도착했는데 대기시간이 무려 1시간...4시가 되어서야 입장할 수 있었다 ㅜㅜ

 

팜플렛과 티켓이 참 맘에 들었다. 폴란드 느낌이 물씬

이번 전시는 4시부터 6시반까지 2시간반 동안 관람했는데, 2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빠듯할 정도로 작품수도 많았고, 폴란드의 역사를 다룬 영상, 쇼팽에 관한 영상도 준비되어 있는 등 매우 탄탄한 전시였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는 전시는 믿고 보는 편인데 이번에도 기대했던 것보다 좋아서 매우 만족ㅋㅋ )

 

대기 시간이 있어서,

1시간 동안 이렇게 야외에 설치된  그림 앞에서 사진도 찍고 

하늘도 올려다 보고 

박물관 뒤편에 있는 계단을 올라가 경치도 구경했는데

경치가 너무 좋았다. 미국 주택가 느낌이 물씬! 이국적인 정취가 느껴졌달까..ㅋㅋ 

그래서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 부족으로 근처만 보고 다시 돌아온 ㅠㅠ아쉽다 아쉬워 ㅠㅠ

박물관 내에 book shop이 보이길래 책도 구경할 겸 갔는데

서점이라기보단 기념품관 느낌이었다.

이런저런 미술관련 기념품을 파는 곳이었는데 구경하다가 의식팔찌를 구입!

 

위안부 할머니들을 후원하는 희움에서 제작한 팔찌로, 이쁘고 가격도 저렴하다. 개당 2000원.

그렇게 놀다가 드디어 입장@@@

전시관에서는 보통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는데 이 곳은 사진촬영이 가능했다.

그래서 이것저것 많이도 찍어온....ㅋㅋㅋㅋㅋㅋㅋ

 

먼저 입장하는 곳 오른편에 그려져 있는 폴란드 지도

폴란드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국들을 보면 세계사를 잘 모른다고 해도, 왜 폴란드가 침공을 많이 받았는지,

왜 아픈 역사를 지니게 됐는지 어림짐작으로나마 알 수 있게 된다. 폴란드는 1795년에 한번, 프로이센·러시아·오스트리아 3국에 의해 분할되는 아픔을 겪는다. 그 후 수많은 사람들의 피의 희생으로 1918년 독립!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으로 서부 지역은 독일에, 동부 지역은 소련에 분할 점령되는 아픔을 또 한번 겪는다. 그리고 1945년 해방.

 

지도로 워밍업하고 본격으로 전시 관람 시작 !

폴란드의 미술작품에는 종교와 관련된 것이 많다. 그도 그럴것이 폴란드는 오래기간 국교가 가톨릭이었으며, 현재에도 전체 인구의 90%의 종교가 가톨릭일 정도로 가톨릭의 성지인 곳이다. 그래서 성모 마리아와 예수, 사도 요한 등이 많이 조각되고 그려졌으며, 그런 류의 작품들이 이번 전시에서 상당 수를 차지했다.

아래 작품은 예수를 안고있는 우아한 곡선으로 조각되어진 다정한 표정의 성모마리아

성모 마리아의 어머니, 예수, 성모마리아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일은 많은 미술작품과 조각에서 표현되고 있는 주제 중 하난데 폴란드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 작품에서의 마리아의 표정이 너무나 고통스럽고 슬퍼보여서 인상적이었던 작품.

성모마리아, 예수, 사도 요한

 

제 2실부터는 회화작품이 많이 보였다.

아래 그림의 제목은 죽음. 죽음의 신을 무섭고 차가운 존재로 그리지 않고 인정과 동정이 담긴 표정을 짓고 있는 여인으로 그려내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노인의 미소짓는 표정이 평온해보여서 인상적이었던 그림.

죽음 뒤엔 뭐가 있을까..평화가 있을까 정말 천국과 지옥이 있을까, 혹은 그저 무로 돌아가는 것일까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그림을 감상했다.

 거리의 악사 같은 느낌이 멋있어서 찍어둔 사진. 오른쪽 여인이 마치 악기처럼 불고 있는 저 새는 종달새인데 희망을 의미한다고 한다. 전체적인 그림 설명은..기억이 안난다..ㅠㅠ

 빛이 이마에 투사되고 있는 그림이었는데 아름다웠다.

 이번 전시의 유명작품 중 하나. 한동안 빠져서 바라보았던 소녀의 눈

 

강변에 누워있는 여인의 나체.

 아래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관련된 조각 같은데 문외한인 나로서는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는...ㅠㅠ

이번 전시를 보면서 성경과 그리스로마신화에 대해서 무지하다는 걸 많이 느낀다 정말 ㅠㅠ

 귀족 여인의 초상화 중 하나인데 귀족 여인들의 초상화가 정말 많았지만 이 분이 제일 아름다우셨다.

 제3실엔 쇼팽이 있었다.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와 함께 폴란드의 자부심인 쇼팽! 쇼팽에 대해서 잘 몰랐지만, 이 전시를 보면서 그가 얼마나 위대한 천재였는지 많이 와닿았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때 프랑스로 망명해서 죽어서도 폴란드로 돌아오지 못했지만 항상 조국을 그리워하고 조국에 대한 마음을 담아 음악을 만들었다고 한다.

 

 피아노는 둘에게 소품일 뿐이라고 생각....사랑에 빠진 표정이 예뻐보여서 찍었다.

 디테일한 묘사들이 너무 좋았다. 사진상으로는 자세히 볼 수가 없지만 육안으로 꼼꼼히 하나하나 보다보면 탄성이 나옴....

 

춤추는 무희들을 그린 그림인데 춤을 추는 동작과 언뜻 보이는 표정에서 행복과 흥겨움이 느껴져서 마음이 포근해져왔던 그림.

 눈에 비치는 햇빛을 너무나 사실적으로 묘사해서 입이 안 다물어졌던...

 

 횃불이 비추는 사람들의 옆선 묘사에 ㄷㄷ.......

 

폴란드에서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서 투쟁했던 독립운동, 봉기 등의 실패를 가운데 검은 드레스를 입은 여인으로 빗대어 표현한 그림으로 군복을 입은 사람들은 침략국을 상징한다. 독립에 실패한 폴란드를 상징하는 저 여인. 비록 찢어진 상복과 같은 드레스를 입고 있지만 표정은 당당하고 조금의 두려움도 없다.

 

 

폴란드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벽에 정리해둔 연표

이 곳에서 폴란드의 역사를 영상으로 보여줬는데

정말 잘 만든 영상이었다. 보면서 와 정말 아픈 역사를 가진 나라구나, 우리나라와 비슷한 아픔을, 아니 더 큰 아픔을 지닌 나라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언젠가 폴란드에 꼭 한번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지도에서 120여년간 사라졌던 나라,

제2차세계대전으로 인해 600만 명 이상의 인명피해를 입었던 나라,

여러번 나라를 빼앗겨도 포기하지 않고 나라를 찾기 위해 투쟁했던 나라.

 폴란드의 자랑 코페르니쿠스의 원고

 

 

 

 

폴란드에 언젠가 가보겠다고 다짐하며 포스팅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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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훌륭한 책인지 잘 알지만
좀처럼 읽혀지지가 않는 책이 있다.
내겐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바로 그런 책이다.

이 책은 대학시절 존경했던 은사님이 제일로 손꼽았던 책이기도 하고, 19세기의 위대한 작가 톨스토이가 임종을 맞을 때 옆에 놓여 있었던 책이기도 하다. 또 톨스토이가 "다른 작품들은 모두 불태워도 무방하지만 이 작품만은 남겨놓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이렇듯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많은데도,
대출할 때마다 대출기한이 항상 부족해
읽는 도중에 반납하기를 몇년째......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독서논술만화 책으로
초읽기에 들어가기로 했다ㅋㅋ


만화로나마 이 책을 끝까지 읽어봤다는 성취감은
일단 얻은 거, 또 러시아소설을 읽을 때 제일 머리 아픈 점인 길고 발음하기조차 어려운 이름을 익혔다는 것과 이 소설의 전체적인 내용얼개를 알게 되었다는 점도 얻은 것 중 꽤 좋은 점 같다.

반대로 잃은 건
내용을 다 알아버려 글읽는 재미가 덜하리라는 점 정도?


따져보니 얻은게 더 많은건 확실한듯하다ㅋㅋ

이 만화책 버프가 웬만한 백과사전 분량인 이 책의 마지막 장까지 함께해주길....!!!!


<책 속의 문장>

1. 조시마 장로의 말말말

"형제,자식,동료를 자기한테서 잘라내고 자신만을 사랑한 채 아무도 믿질 않아. 세상이 자신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 단정짓고는 멋대로 미움만 키워가지. 세상엔 지금 불행한 고독만 넘치고 있어. 바른 자가 실패하면 손뼉을 치고 기뻐하는 세상이야."


2. 아이들은 혼자 있을 땐 천사처럼 순수하지만 여럿이 모이면 어른보다 더 냉혹하거든요.

@: 비단 아이들만 그럴까......사람이란 존재가 다 그런 속성을 지닌 것 같다....


3. 인텔리 무신론자 이반의 말말말

"종교는 지배계급이 뿌리는 마약같은거야. 사회의 불평등, 부조리, 잔혹함에 대한 감각을 마비시키지. 예부터 지배자들은 괴롭힘 당하는 민중의 정신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종교를 이용해왔어. "


"속세를 봐. 농노해방으로 세상엔 자유와 평등이 찬양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으로 뚜렷하게 나뉘어 있는 계급사회잖아. 가난한 사람은 자신의 비참함을 잊기 위해 신에게 기도를 올리지만 그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아."


"그렇게 서로를 용서하는 게 중요한가? 살해당한 아이의 피를, 영주의 죄를 지우면서까지? 약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세계 따윈 부숴버리라구"

"신조차 구할 수 없는 인간이 있어. 난 그런 사람들을 구하고 싶어."


4. 수도원에서 생활하는 신앙심 깊고 양심적인 알료샤

"형은 그렇게 계속 고통받아온거야? 형에게도 양심은 있잖아. 양심이야말로 마음속에 있는 신의 모습이야. 형 말대로 인간은 서로를 용서할 수 없는 생물인지도 몰라. 하지만..그래도 인간은 마음 속의 신을 따르고 바르게 살아가기를 소망해. 난 인간을 믿어. 형을 믿듯이."







우선은 실내인간이라는 제목이 궁금해서
읽기 시작한 책

용휘라는 사람의 비밀이 이 책을
계속 읽도록 하는 힘인 것 같다.

완결성이 좀 떨어지고
하려는 말을 좀 더 깊게 파고들지 않고 있어서
아쉽긴 했지만
생각해봄직한 생각들을 던져준다.


<책 속의 문장>

1. 좋아했어. 정말 많이. 그런데 헤어졌어. 헤어지는 데 이유가 있나? 있다해도 그건 누구도 알 수 없는 거야.
사람이 누굴 좋아하고 헤어지는 데 이유라는 게 그렇게 부질없는 거더라고. 그러니 누굴 어떻게 만나든 아, 우린 그냥 만날 수 밖에 없어서 만났구나, 그러다 헤어져도 아, 헤어질 수 밖에 없어서 헤어졌구나 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거야. 이유 같은 거 백날 고민해봤자 헤어졌다는 건 달라지지 않으니까

@: 사람의 일에는, 그것이 마음의 문제라면 더더욱, 타당한 논리도 이성도 없을 때가 많은 것 같다.

2. 고통을 견디는 방법은 한 가지 밖에 없어. 그저 견디는 거야. 단, 지금 아무리 괴로워 죽을 것 같아도 언젠가 이 모든 게 지나가고 다시 내 마음이 편안해지는 순간이 오리라는 믿음. 그거만 저버리지 않으면 돼.

내가 그런 믿음을 가질 수 있을까요. 아저씨.

믿어. 믿으면 아무도 널 어쩌지 못해.

3. 결국 용휘는 처음부터 사람들한테 해명할 일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난 말로만 그를 친구라고 하면서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한 번도 그를 조건 없이 믿어준 적이 없었던 것이고. 단지 두둔했을 뿐. 단지 이해하는 척했을 뿐.

@: 이 책을 읽고 사랑과 자신에 대한 믿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사람에 대한 믿음에 대해..

좀처럼 속시원하게 자신에 대해 말하지 않는 용휘. 거짓이든 사실이든, 용휘와 관련된 수많은 추문들. 이런 상황에서도 해명조차 하지 않는 용휘.

내게도 이런 친구가 있었다면 난 그 친구를 끝까지 믿어줬을까? 진심이라는 건 증명하는게 아니라 믿어주기 때문에 존재하는 거라고 하는데 누군가를 끝까지, 맹목적으로 느껴질만큼, 믿어본 적이 있었던가?

누구라도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알기에
난 그 사람 믿어. 그럴 사람 아니야 라는 말도 안되는 믿음이 아니더라도
믿음을 저버리는 일을 하더라도
그럴 만한 사정이 있겠지. 라며
이해해주는 애정이 있다면

이것 또한 믿음이 아닐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인생을 비관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어떻게 되는데요?
더욱 엿 같은 일이 너를 기다려
그러니까 절대로 비관하지 마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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