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일기/예전일기

얼어붙은 송곳니

아무튼쓰기 2015. 4. 11. 22:12

남자들만의 세계일 수 밖에 없는 직장에서

받는 가시적, 비가시적인 차별, 차이에도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오토미치 다카코(너무나 존경스럽다!!)

 

가장 멋졌던 건 자신의 소신을 끝까지, 단 한 번도

져버리지 않는 그 단단함, 한결같음이었다

한 번 쯤은 그 불합리에

분노하고, 자포자기하고, 자기연민에 빠지는 거 아닌가 했는데

정말 잘, 모두 다, 참아내고 이겨낸다..하지만 절대

비겁해서 약해서가 아니라

강해서 솔직해서, 겸손해서여서 멋있다 

 

그리고 여자를 믿지 않지만 따뜻한 마음을 지닌

다키자와(일명 황제펭귄..ㅋ)

참으로 전형적인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형사임에도

그리고 여자에 대한 강한 선입견, 편견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절대 미워할 수가 없다. (좋은 사람이다 이 형사!)

아마 정의와 가족을 지키느라 일하지만 정작

자신의 가족은 돌보지 못하는 모순을 겪기 때문일까..?

경찰들의 애환은 무척 가슴을 아프게 했다..

 

마지막으로 질풍...

'사람 중에도 그런 눈을 한 사람은 없어.'라는

다카코의 생각에 백번 끄덕끄덕

그 어떤 거짓말도, 얼버무림도 통하지 않을 눈..

너무나 곧고 깨끗하며 고결한 질풍..

 

그리고 기억에 남았던 구절

'누구나 다들 이렇게 살고 있어. 남편이나 아내, 자식에게

배신당하고 거부당해도 이렇게 살고 있어. 그래서 얻는 게

슬픔이고 마음의 상처뿐일지는 몰라도,

그래도 이렇게 살고 있어.....'

 

 

이 책을 읽으면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에 은근슬쩍 정이 들어버린다..

그래서 더더욱 이 책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가장 멋있었던 건..엔딩이다! 정말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멋있는, 여운이 남는 엔딩

게다가 이토록 감정이입이 되는 엔딩은 흔치 않다!

 

엔딩장면은 바로 질풍을 오토미치 다카코가 오토바이를 타고

한 밤중에 추격하는 장면이었다..

명목상 추격이지만 둘은 마음을 나눴고

어느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즐거워했다

이 엔딩에서 느낄 수 있는 웅장한 박력과 역동적인 에너지는

나에게 큰 해방감과 깊은 여운을 안겨다 주었다.

읽는 내내 두근두근 설레며, 마치 내가 다카코가 된 듯한 행복감..

 

이 작가의 작품을 몇 권 더 찾아 읽어야겠다

 

이렇게 재밌는 책을 읽게 된 게 참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