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쁨 / 고은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세계의 어디선가
누가 생각했던 것
울지마라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세계의 어디선가
누가 생각하고 있는 것
울지마라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세계의 어디선가
누가 막 생각하려는 것
울지마라
얼마나 기쁜 일인가
이 세계에서
이 세계의 어디에서
나는 수많은 나로 이루어졌다
얼마나 기쁜일인가
나는 수많은 남과 남으로 이루어졌다
울지마라
....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것은
세계의 어디선가
누가 겪었고, 겪고 있고, 언젠가 겪을 것
울지마라
...
그저 나와 무관하다 생각해서
그래서 아픔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
그저 철저히 타인의 고통으로 생각해서
내겐 동정과 연민의 대상이었던 것이,
나에게 오자
세상에서 제일 아픈 것이 되었다.
나만 겪는 일이 아닌데...
숱한 사람들이 겪는 일인데..
아프게 생각하면 더 아프고,
아픔을 생각할수록 더 아프다.
생각하기 나름이고 마음먹기 나름이다.
누구나 다 아프다.
'글쟁이의 서재 > 시인의 책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라는 악보 (0) | 2015.10.10 |
---|---|
不醉不歸 (0) | 2015.10.06 |
나를 흔든 시 한 줄 (0) | 2015.09.30 |
결국 젖게 하는 사람은 한때 비를 가려주었던 사람이다 (0) | 2015.04.30 |
너는 또 봄일까 (0) | 2015.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