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시 모음집을 손에 들었다.

중앙북스에서 출간한 나를 흔든 시 한 줄이라는 책이다.

55명의 명사들이 시 한편 씩을 추천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감상을 전하는 방식으로 책을 엮었다.

잘 알려진 시들도 있고 지극히 주관적인 선호가 담긴 시도 있어

균형 있게 읽을 수 있는 듯하다.

 

 

#1

이 시는 최승자 시인의 '그리하여 어느날, 사랑이여'라는 시의 한 부분

이해를 돕기 위해 시 전문을 보이면, 다음과 같다.

 

한 숟갈의 밥, 한 방울의 눈물로

무엇을 채울 것인가,

밥을 눈물에 말아 먹는다 한들.

 

그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 해도

혹은 내가 아무리 그대를 사랑한다 해도

나는 오늘의 닭고기를 씹어야 하고

나는 오늘의 눈물을 삼켜야 한다.

그러므로 이젠 비유로써 말하지 말자.

모든 것은 콘크리트처럼 구체적이고

모든 것은 콘크리트 벽이다.

비유가 아니라 주먹이며,

주먹의 바스라짐이 있을 뿐.

 

이제 이룰 수 없는 것을 또한 이루려 하지 말며

헛되고 헛됨을 다 이루었다고도 말하지 말며

가거라, 사랑인지 사람인지,

사랑한다는 것은 너를 위해 죽는 게 아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너를 위해

살아,

기다리는 것이다.

다만 무참히 꺾여지기 위하여.

 

그리하여 어느날 사랑이여,

내 몸을 분질러다오.

내 팔과 다리를 꺾어

 

 

 

 

#사랑은 구체적이다. 구체적인 우리가 하는 것이기에 사랑은 구체적일 수 밖에 없다.

사랑은 꿈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 속에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현실적인 연애가 완전무결한 사랑보다 사랑이라고 깨닫는다.


#2

정현종의 방문객이라는 시

정말 정말 좋아하는 시 >//<

 

​#3

처음 알게 된 시인데 여린 마음을 잘 표현했다.

견딜 수 없는 것들을 견디며 살아가는게 삶인 것같다.

 

 

#4 두보의 관이고청사마제산수도

​#좋은 책, 좋은 음악, 좋은 영화, 좋은 그림

보고 듣고 느낄 좋은 것들이 너무나 많아서, 죽을때까지 부지런히 보고 듣고 느껴도

다 못 볼 좋은 것들이 너무나 많아서,

부지런하고 또 부지런하게 보고 듣고 느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참을 그렇게 지내다가

어느날 깨달았다.

어느 하나 내 것인게 없다는 걸

글을 쓰겠다는 내가 내 글 하나 쓰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삶의 직접성을 상실하지 말자.

나를 상실하지 말자.

​#5

​#점점 더 아는 것이 줄어감을 느낄 때

점점 더 정답이라는 건 없다는걸 느낄 때

점점 더 의문들만 쌓여갈 때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함을 다독여주는 시.

중요한 건 모든 것을 살아보는 일이다.

지금 그 문제들을 살라.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것이다.

 

#6 고은, 순간의 꽃

​#때로는 노를 놓치는 게 불행이 아닌 다행

#7, 인순이의 글

사는 건 마치 바람을 맞는 것과 같아요.

바람은 늘 나를 향해 불지만 곧 내 뒤로 사라지거든요.

사연도, 세월도, 아픔도 다 그렇게 사라져요.

곧 새로운 바람이 불어닥칠 텐데 지나간 바람을 붙잡을 시간이 어디 있나요.

인생에 풍파가 불어올 때 여러번 되뇌일 말인 것 같다.

​#8 안도현, 스며드는 것

꽃게 등판엔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지고

사람들 눈엔 눈물이 울컥울컥 쏟아지고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

안 울 수가 없다 정말ㅠㅠ

​#9 나태주, 행복

​#10 안도현, 연탄 한 장

​#11

#12 신동엽, 담배연기처럼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은

많이 있었지만

멀리 놓고

나는 바라보기만

했었네.​

#삶을 살아가면서 방관자적 태도를 취하면 가장 손해보는게 사랑.

간디가 말했던 것처럼 사랑은 용기있는 자들의 특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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