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훌륭한 책인지 잘 알지만
좀처럼 읽혀지지가 않는 책이 있다.
내겐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바로 그런 책이다.
이 책은 대학시절 존경했던 은사님이 제일로 손꼽았던 책이기도 하고, 19세기의 위대한 작가 톨스토이가 임종을 맞을 때 옆에 놓여 있었던 책이기도 하다. 또 톨스토이가 "다른 작품들은 모두 불태워도 무방하지만 이 작품만은 남겨놓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이렇듯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많은데도,
대출할 때마다 대출기한이 항상 부족해
읽는 도중에 반납하기를 몇년째......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독서논술만화 책으로
초읽기에 들어가기로 했다ㅋㅋ
만화로나마 이 책을 끝까지 읽어봤다는 성취감은
일단 얻은 거, 또 러시아소설을 읽을 때 제일 머리 아픈 점인 길고 발음하기조차 어려운 이름을 익혔다는 것과 이 소설의 전체적인 내용얼개를 알게 되었다는 점도 얻은 것 중 꽤 좋은 점 같다.
반대로 잃은 건
내용을 다 알아버려 글읽는 재미가 덜하리라는 점 정도?
따져보니 얻은게 더 많은건 확실한듯하다ㅋㅋ
이 만화책 버프가 웬만한 백과사전 분량인 이 책의 마지막 장까지 함께해주길....!!!!
<책 속의 문장>
1. 조시마 장로의 말말말
"형제,자식,동료를 자기한테서 잘라내고 자신만을 사랑한 채 아무도 믿질 않아. 세상이 자신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 단정짓고는 멋대로 미움만 키워가지. 세상엔 지금 불행한 고독만 넘치고 있어. 바른 자가 실패하면 손뼉을 치고 기뻐하는 세상이야."
2. 아이들은 혼자 있을 땐 천사처럼 순수하지만 여럿이 모이면 어른보다 더 냉혹하거든요.
@: 비단 아이들만 그럴까......사람이란 존재가 다 그런 속성을 지닌 것 같다....
3. 인텔리 무신론자 이반의 말말말
"종교는 지배계급이 뿌리는 마약같은거야. 사회의 불평등, 부조리, 잔혹함에 대한 감각을 마비시키지. 예부터 지배자들은 괴롭힘 당하는 민중의 정신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종교를 이용해왔어. "
"속세를 봐. 농노해방으로 세상엔 자유와 평등이 찬양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으로 뚜렷하게 나뉘어 있는 계급사회잖아. 가난한 사람은 자신의 비참함을 잊기 위해 신에게 기도를 올리지만 그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아."
"그렇게 서로를 용서하는 게 중요한가? 살해당한 아이의 피를, 영주의 죄를 지우면서까지? 약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세계 따윈 부숴버리라구"
"신조차 구할 수 없는 인간이 있어. 난 그런 사람들을 구하고 싶어."
4. 수도원에서 생활하는 신앙심 깊고 양심적인 알료샤
"형은 그렇게 계속 고통받아온거야? 형에게도 양심은 있잖아. 양심이야말로 마음속에 있는 신의 모습이야. 형 말대로 인간은 서로를 용서할 수 없는 생물인지도 몰라. 하지만..그래도 인간은 마음 속의 신을 따르고 바르게 살아가기를 소망해. 난 인간을 믿어. 형을 믿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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