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일까
그렇게 컸던 마음이 벌써 다했을까
이 정도의 마음이었으면서 왜 그렇게
유난이었을까
왜 그리도 특별하다고 느끼고
왜 그리도 마음아파 했을까

이제는 별 거 아닌 마음인데
그 땐 왜 그리 별 거였을까

그 땐 나도 어쩌지 못했던
벅참이었고 설렘이었고
마음의 진실한 울림이었다
하루종일 웃게 했던 행복이었고
내내 두근거리게 했던 기쁨이었다

하루종일 그 사람이었다
내 시간 내 생각 내 마음은
온전히 그 사람 것이었다
모든 의미는 그 사람이었다

그 사람의 일상에서
나는 사소함에 가까웠지만
나의 일상에서
그 사람은 사소함과 멀었다

그 사람의 사소한 모든 것들이
나에겐 전혀 사소하지 않았다

그 사람이라서였다


그러니
사랑이었을까
짧았지만 이것 역시 사랑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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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인은 상사병이었으면 좋겠다
그냥 그렇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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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개월 전부터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를 정주행하고 있다. 평소 타블로를 좋아하기도 하고, 꿈꾸라의 선곡이 유명하기에 듣기 시작했다가 정주행까지 시작하게 되었는데 와....너무 좋다.....타블로의 깊은 멘트들도 좋고, 꿈꾸라가족들의 뛰어난 글솜씨가 느껴지는 사연들, 클로징 할 때 사각사각거리는 연필소리와 함께 나오는, 짧지만 강한 임팩트를 주는 블로노트도 좋은데, 무엇보다도 선곡이 너무나 좋아서 미칠 지경이다 ㅠㅠ 

꿈꾸라의 경우 디제이 타블로가 직접 선곡을 맡고 있다. 가끔씩은 음악광인 제작들의 추천곡 그리고 게스트들의 추천곡들을 소개하기도 한다. 선곡에 대한 질문이 많이 올라오는지 타블로가 직접 선곡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기도 했다.

 "선곡에 있어서는 전반적인 선곡은 제가 여러분과 함께 듣고픈 노래를 직접 준비해옵니다. 매일 해야하는 일이어서 상당히 많은 시간도 요구되고 그러지만 디제이로서 여러분의 귀가 맛볼 메뉴를 짜는 것은 저에겐 행복한 일이구요. 다행히 우리 꿈꾸라 제작진들이 음악광들만 모여있거든요. 그래서 많은 도움을 주고 선곡표를 짜면서 굉장히 기뻐하고 즐거워합니다." 

청취자들도 추천곡에 맞는 답가를 문자로 선곡해오기도 하는데 청취자들의 선곡 역시 너무나 좋다 ㅠㅠ사실 취향에 맞는 노래를 만나기란 어려운 일이다. 책을 예로 들자면, 정말 내가 푹 빠져서 행복함을 느끼면서 읽는 책, 인생의 책이라 자신할 수 있을 만한 책, 그런 책을 찾고 싶어서 책방에 가고 도서관에 가도, 그런 책이나 작가를 만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대개 책만 뒤적거리고, 책장들을 돌기만 하다가 그저 그렇게 맘에 드는 책을 골라오기 쉽다. 음악도 그렇다. 세상엔 분명히 평생 들어도 다 못 들을 정말 좋은 곡들이 넘쳐나는데 그 좋은 노래들, 인생곡이라 할 만한 곡들을 만나기는 참으로 어렵다.

그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음악을 잘 아는 주변 지인에게 추천을 받는 것, 내 취향의 음악들을 포스팅하는 블로그를 보면서 음악을 들어보는 것, 마지막으로 선곡이 좋은 라디오프로를 청취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 생각엔 이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적 자양분이 되어 주는 라디오가 제일 좋은 것 같다.  나같은 경우도 라디오를 통해 좋은 곡들, 내가 접할 수 없었을 장르의 곡들, 음악과 가수에 대한 지식들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얼마 전에도 꿈꾸라를 통해 마지막 황제,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 등의 곡들을 작곡한 일본의 작곡가 루이치 사카모토, 영화 시네마천국 등 400편의 영화음악을 만든 거장 엔뇨 모리꼬네 등 정말 좋은 음악가들을 새로 접하기도 했다. 이렇게 좋은 음악들을 알아가는게 어찌나 좋은지 요즘 타블로와 꿈꾸라에 빠져 지내는 중이다. 너무 좋다.. 그의 음악적 취향들과 해박한 지식들ㅠㅠ배철수의 음악캠프 역시 좋은 선곡으로 유명하니 한번쯤 들어들 보시길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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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여기서 나가는 길 좀 가르쳐 줄래?" 라고 앨리스가 묻자 고양이는 이렇게 얘기한다.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가에 달렸지"

그러자 앨리스가 답한다.
"어디든 상관이 없는데... "

나갈 수만 있다면 어디든 상관이 없기에 한 대답에 고양이는 이어 대답한다.

"그럼 아무데나 가면 되지"

"어딘가 도착하기만 한다면야...."
앨리스가 설명을 덧붙인다.

"그럼 넌 분명히 도착하게 되어 있어.
오래 걷다 보면 말이야."

이 대목을 골똘히 생각해본다. 정해진 길은 없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이 곧 정답이다. 어느 길을 가더라도 가지 않은 길에 대해선 미련이 남기 마련이고 내가 선택한 길에는 후회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이 세상에 100% 만족을 주는 길은 없다. 그냥 그 길을 재밌게 걸을 수 있다면, 좋은 길동무들을 만나서 함께 걸어갈 수 있다면 잘 고른 길 아닐까? 행복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거 아닐까...

하루에도 여러번 생각이 바뀌고, 이것도 괜찮겠다 저것도 괜찮겠다 싶고, 대책이 없는게 불안하면서도 대책없이 살아보는것도 인생이 아닐까 싶고, 그러다 불안해져 다시 대책을 생각하게 되고.......그래서 다시 생각이 시작되고, 바뀌고, 모르겠고, 또 시작되고, 또 바뀌고, 또또 모르겠고...........요며칠의 내 상태가 이렇다...

다시 한번 앨리스의 글귀를 되뇌어본다.

If you don't know where you're going, just go.

도전하는 일에 너무 늦은 나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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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안 돌아가요
여기 남겨두세요

한달만
따뜻하고 안락한 집을 구한 뒤
최소한의 식량만 구비해두고
가능하다면 좋은 오디오와 헤드셋을 구해
이 4장의 앨범만 들으며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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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순간이 담긴 사진 한 장을 보고 든 생각>


현실은 영화가 아니다.

우리의 현실엔 예쁘고 멋진 배우도 없고, 준비된 대사도 없으며, 드라마틱함도 없다.

지지부진한 일상만이 가득할 뿐이다.

우리의 삶을 영화로 만들면 최악의 영화상은 따놓은 당상이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영화같은 순간들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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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같은 사람을 만났다.

그래서 언젠가 나는 글을 쓰고, 언젠가 너는 그림을 그려

한 권의 동화책을 펴내자고 동화 같은 약속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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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에겐 10년을 알고 지낸 친한 친구가 있다.

너무 좋아하고 너무 친해서 보통의 친구들과는 다른 특별한 친구.

남들 눈엔 연인으로 비쳐질 정도로

많은 시간을 함께 해왔고 의지해왔다.

 

그런 두 사람이 왜 연인이 되지 않는걸까

왜 친구인 채로 연인인 듯 지내는걸까

따로 연애를 하지 않고,

서로의 연애가 시작되려고 하는 순간마다 말은 안해도 속으로는 질투하고 마음 아파하고,

친구라는 말로 서로의 그런 마음을 애써 아닌척하고,

왜 그러는걸까

 

둘 만의 상황들과 감정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걸까

너무나 소중해서 잃고싶지 않은 마음에 친구로 두고 있는걸까

사랑인데 우정이라고 두 사람 다 착각하고 있는걸까

 

어떤 이유에서든지 사랑이면 사랑이라고 했으면 좋겠다

사랑이라고 세상에 말하고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

설령 세상에서 그건 사랑이 아니야 라고 할지라도

두 사람에게 사랑이라면 사랑임을 인정하고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

 

.......

그렇지 않으면

그들을 사랑하게 되는 사람이 너무 불쌍하니까

내가 아무리 노력하고 사랑을 해도

가망이 없다는 걸 알게 되는건 너무 괴로운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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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팬이 되면서

바라는 것과 얻는 것 사이에서,

허용된 관계의 적정선 사이에서,

괴리감을 많이 느꼈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는 

팬서비스를 잘 한다거나 좋아하는 편이 아니기에

괴리감에 마주설 때가 많았다.


그러다 꿈꾸라에서 단골 반찬가게 주인 아주머니에게 정이 많이 들었다는 어떤 한 청취자의 사연을 듣게 되었다. 

타블로가 그 사연에 대해 자신도 느끼는 바가 있다고 이야기를 하나 해줬는데

내 괴리감의 정체를 알게 된 기분을 느꼈다.


타블로가 말했다.

전혀 모르는 사이는 아닌데 안다고 하기에는 

반가움 그 이상 그 이하로는 뭐가 없는..보면 반갑고 친근한데

그 이상의 뭐는 없는 인연들이 있다고..

그 말을 듣는데 팬 역시 그런 인연이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어서 말하길,

그렇지만, 그렇기에, 그런 인연들이 특별하다고 했다.

모든 사람들과 깊어질 수는 없는 거고,

그런 인연이라야만 줄 수 있는 특별함이나 의미가 있는 거라고..

그래서 그런 사이가 그 이상으로 깊어져서도 안된다고 했다.


어떤 인연들은 딱 그 정도가 맞는 거고,

그 정도이기에 의미가 있고 아름다운 거라고..

그래서 인연이 딱 그 정도라서 아쉬워할 필요도 없고, 욕심낼 필요도 없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 당신에 대한 나의 애정이 딱 그 정도여서 우리의 관계가 이 정도인게 아니라고

우리의 관계의 특수성으로 인해 이 정도의 간격이 가장 아름다운 거라고

우리의 이런 관계 역시 특별한거라고.

우리의 딱 이 정도의 관계에 충실하는게 서로에게 아름다운 거라고

그러니 이제 아쉬워하거나 욕심내지 말자고..


오늘도 당신을 봤고,

아무리 노래 잘 하고 멋진 가수를 봐도 쿵쾅대지 않던 심장이 쿵쾅대는 나조차도 신기한 경험을 했고,

좋아하는 마음을 담아 호응을 열심히 했고, 하트뿅뿅 눈빛도 보는 내내 보냈지만,

오늘도 당신에게 돌아온 건 없었다.


보는 동안

조금은 날 알아봐줬으면, 한번이라도 날 보고 환히 웃어줬으면,

한번이라도 날 바라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좋다.


그저 오래오래 당신을 보고 싶다.

가까워지고 싶은 욕심이나

그러기 위한 노력도 없이,

팬이라는 위치가 갖는 적정선을 지키면서

풍경처럼 그렇게 함께하고 싶다.


이제 조금은 팬이라는 게 어떤건지 알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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