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두려워하고, 겁이 나는 건

 

익숙해지는 것

 

일상에 익숙해지고

잘못에 익숙해지고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지고

내가 하는 일에 익숙해지고

고마움에 익숙해지고

미안함에 익숙해지고

친구들에게 익숙해지고

 

 

그래서

전혀 새로울 것도 없고

재밌을 것도 없고

생각할 것도, 느끼고 배울 것도 없는 것

 

그래서 무덤덤해지고, 느끼해지고, 나태해지는 것

 

 

격정적으로 살자

지치도록 일하고 노력하고

열기있게 생활하고

많이 사랑하고

아무튼 뜨겁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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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싸우는 이유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이 우리를 바꾸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영화 '도가니'의 대사..

 

찰흙처럼 읽은 책, 본 영화, 만나는 사람들에

따라 이렇게도, 저렇게도 바뀌는 나이지만

내 신념은, 내 안의 중심은 지키고 싶다

 

세상이 나를 바꾸지 못하도록..

 

세상은 다 그런거라고

그러니까 나도 그래야한다고

마지못해 수긍하고 체념하지 못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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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서로 사귄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괴로움이 따르는 법.
연정에서 근심 걱정이 생기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숲속에서 묶여 있지 않은 사슴이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욕망은 실로 그 빛깔이 곱고 감미로우며
우리를 즐겁게 한다.
그러나 한편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 마음을 산산이 흐트려 놓는다.
욕망의 대상에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서로 다투는 철학적 견해를 초월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길에 도달하여
도를 얻은 사람은
`나는 지혜를 얻었으니
이제는 남의 지도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알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지 말고, 남의 덕을 가리지 말고,
혼탁과 미혹을 버리고
세상의 온갖 애착에서 벗어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상의 유희나 오락
혹은 쾌락에 젖지 말고
관심도 가지지 말라.
꾸밈 없이 진실을 말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물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한번 불타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마음속의 다섯 가지 덮개를 벗기고
온갖 번뇌를 제거하여 의지하지 않으며
애욕의 허물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최고의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 정진하고
마음의 안일을 물리치고
수행에 게으르지 말며
용맹정진하여 몸의 힘과 지혜의 힘을 갖추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애착을 없애는 일에 게으르지 말며,
벙어리도 되지 말라.
학문을 닦고 마음을 안정시켜
이치를 분명히 알며 자제하고 노력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빨이 억세고 뭇짐승의 왕인 사자가
다른 짐승을 제압하듯이
궁벽한 곳에 거처를 마련하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비와 고요와 동정과 해탈과 기쁨을
적당한 때에 따라 익히고
모든 세상을 저버림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욕과 혐오와 헤맴을 버리고
속박을 끊어 목숨을 잃어도 두려워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오래전 공지영 작가의 책에서
보았을 땐 그저 막연히 멋있다고만
생각했다
요새는 하루에 한 번은 곱씹어보는 글
쓸쓸하다고도 의미가 없다고도
생각하지 않고 슬퍼하지도 않고
묵묵히, 담담히
그렇게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길

그러나 함께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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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정의하는 사랑

"Love is when your puppy licks your face even after you left
him alone all day."
사랑이란, 강아지가 당신의 얼굴을 핥아대는 거에요, 하루종일
혼자 집에 내버려두었는데도 말이죠

"Love is when you tell a guy you like his shirt, then he wears
it everyday."
사랑이란 어떤 남자애한테 셔츠가 이쁘다고 말했을 때 그 애가
그 셔츠를 매일 입고 오는거에요

"Love is when my mommy makes coffee for my daddy and
she takes a sip before giving it to him, to make sure the
taste is OK."
사랑이란 엄마가 아빠를 위해 커피를 끓인 후 아빠에게 드리기
전에 맛이 괜찮은지 한 모금 맛을 보는 거에요

"Love is when mommy gives daddy the best piece of
chicken."
사랑이란 엄마가 아빠에게 닭고기를 주실 때 그 중 제일 맛있는
걸 골라 주시는거에요

"I know my older sisster loves me because she gives me
all her old clothes and has to go out and buy new ones"
난 우리 언니가 날 사랑한다는걸 알아요. 왜냐하면 언니는 언니가
입던 모든 옷들을 다 나에게 주거든요. 그러고 나면 언니는 나가서
새 걸 다시 사야 하는데도 말이에요.

"Love is what makes you smile when you`re tired."
사랑이란 당신이 피곤할 때 당신을 미소짓게 하는 거에요

"Love is like a little old woman and a little old man who are
still friends even after they know each other so well."
사랑이란 서로에 대해 너무나 많은걸 알게된 후에도 아직도 친구인
노부부 같은거에요


예전에 멘토링을 했을 때
중학교에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다가
함께 앉아 있던 노부부를 지켜보게 되었는데
할아버지가 무엇 때문인지 심기가 불편하셨는지
할머니에게 화를 내고 계셨다.

조금 있다가 할머니가 일어나셔서 터미널 안의
가게에서 요플레 하나를 사오셨다.
할머니께서 할아버지에게
사온 요플레를 건네자
안 먹겠다며 한동안 고집을 부리셨다.

할머니께서 요플레 껍질을 벗기시더니
가져오신 수저와 함께 할아버지를 드리니
할아버지께서는 못 이기는 척 드셨다.
할머니께서는 할아버지가 드시는 모습을 보시고는
자신은 껍질에 묻어있는 요플레를 드셨다.

사랑이었다.

맛있게 드시던 할아버지께선
별안간 드시다 마시고서
몇 숟가락 되지 않는 그 조그만 요플레를
할머니에게 건넸다.
할머니께서는 남은 요플레를
드셨다.

사랑이었다.

그 날 하루는 참 가슴이 따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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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내 말을 못 알아듣고 말도 통하지 않고 도무지 소통이 되지 않는 멍청하고 못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착각이다. 그들 눈에는 내가 바로 그런 존재다.

< 가끔은 제정신>

도서관에서 잠깐 읽었던 책이었는데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문구 중 하나

이 때의 나는
좀 더 부딪쳤었다
니가 틀렸다고 내가 맞다고 우겨도 보고
속상해서 친구한테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고
답을 찾아보려고 책을 읽어도 보고

불과 3년 전의 난 저랬었다
지금의 난 저러지 않게됐다
좋게 말하면 성숙해진 것일테고
나쁘게 말하면 이제 더이상 애쓰지 않는 것일테지..

이틀이 멀다하고 싸우는 어느 부부가 있었다
주위 사람들은 그럴거면 왜 같이 사냐고 물었고
그 부부는 입을 모아 말했다
같이 살려고 싸우죠 헤어질거면 왜 싸웁니까?
그 부부는 서로 이해하기 위해 어떻게든 이해보려고 싸우는 거였다
서로 어떻게든 이해해보려고 싸우는 부부와
이제는 체념해버려 어떤 싸움도 하지 않는 부부
어떤 부부가 더 건강할것일까?

모든 사람들을 다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이해하려는 노력조차 안 하게 될까봐
실은 이해하지 못하면서 이해하는 척할까봐
혹은 이해하지 못해도 상관없을까봐
겁이 난다

결론은 노력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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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다이어리를 사고 2012년 다이어리를 정리하며

1. 인간의 내면은 코끼리보다 훨씬 큰 것이고, 인간은 결국 서로의 일부를 더듬는 소경일 뿐이다. 인간의 외면은 손바닥만큼 작은 것인데, 왜 모든 인간은 코끼리를 마주한 듯 그 부분을 더듬고 또 더듬는 걸까? 코끼리를 마주한 듯 그 앞에서 압도되고, 코끼리에 짓밟힌듯 평생을 사는 걸까?

 

2. 이제부터라도 부디 좀 이기적으로 살아. 산다는 게 어차피 이기적인 거잖아. 이렇게 생선을 잡아먹거나 또 어쨌거나 누군가로부터 다른 뭔가를 빼앗아서 말이야.

 

4. 이것은 너무 불공평한 시합이다. 첫눈에 누군가의 노예가 되고, 첫인상으로 대부분의 시합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 외모에 관한 한, 그리고 누구도 자신을 방어하거나 지킬 수 없다. 선빵을 날리는 인간은 태어날 때 정해져 있고, 그 외의 인간에겐 기회가 없다. 어떤 비겁한 싸움보다도 이것은 불공평하다고 나는 생각했었다.

 

5. 좋은게 좋은 거니까. 좋은 건..좋은 걸까?..왜 좋은 걸까?

그건 이유가 없어. 그냥 좋잖아.

돌이켜보면 세상의 시소도 이미 기울어진 지 오래였다. <좋은 것>이 <옳은 것>을 이기기 시작한 시대였고, 좋은 것이어야만 옳은 것이 되는 시절이었다.

 

6. 어쩜 우린 가장 좋을 때를 감정이란 이유로 망치지 밝은 날을 방구석에 쓸어 담으며 좋은 음식 앞에서도 소화 안돼 그래 그건 거짓말인 거야 그럴듯한 영원의 약속들 시간가면 뜸해지는 뜨거운 표현 신제품도 히트치면 맛 떨어지듯이 모두 변하지

 사랑은 한 잔의 소주 끝을 알면서 또 한 잔 들이키는 유혹 꺠어나면 어딜지 몰라 인생은 답 없는 문제 서둘러 봐도 어차피 모두 같은 점수, 오늘 하루 행복이 숙제

어쩜 우린 가장 좋은 기회를 실패라는 이유로 겁내지 한 순간 틀어지면 손 놓아버리고 상관없는 핑계들로 도망쳐대

 

7. 그 한 달이 가장 힘들고 외로웠던 시기였다. 그리고 나는 늘 혼자였다. 그 좁고, 외롭고, 정숙하고, 정숙해야만 하는 방 안에서-나는 웅크리고, 견디고, 참고, 침묵했고, 그러던 어느 날 인간은 결국 혼자라는 사실과, 이 세상은 혼자만 사는 게 아니란 사실을 - 동시에, 뻐져리게 느끼게 되었다. 모순 같은 말이지만 지금도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즉, 어쩌면 인간은 - 혼자서 세상을 사는 게 아니기 때문에, 혼자인 게 아닐까.

 

8.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순간에도 수만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이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는 건 기적이란다.

 

9. 사는 게 별건가 하는 순간 삶은 사라지는 것이고, 다들 이렇게 살잖아 하는 순간 모두가 그렇게 살아야 할 세상이 펼쳐진다. 노예란 누구인가? 무언가에 붙들려 평생을 일하고 일해야 하는 인간이다.

 

10. 미녀가 싫다기보다는 미녀에게 주어지는 세상의 관대함에 나는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뭐랄까, 그것은 부자에게 주어지는 세상의 관대함과도 일맥상통한 것이란 기분이 들어서였다.

 

11. 결국 아무리 서로를 비교한다 해도, 다들 이렇게 살잖아..그리고 이 삶을 <다수결>이라 믿고 있는 것이다. 정말이지 이 삶은 뭐하는 것일까? 말하자면 늘 그런 기분이었다. 따라 뛰는 느낌, 끝없이 따라, 뛰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12. 삶은 허무하지 않다. 생활이 허무한 것이다.

 

숨을 쉬고, 일을 하고,,귀찮아도 밥을 먹고, 견디고,,잠을 잔다. 그리고 열심히 산다, 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삶이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사랑이 없는 삶은 삶이 아니라 생활이다. 무료,해도..어쩔 수 없이 대부분의 인간들은 생활을 하며 살아간다고 나는 믿었다. 무료하므로 돈을 모으는 것이다. 무료해서 쇼핑을 하고, 하고, 또 하는 것이다. 아무 일 없고, 아무 문제도 없는 생활이지만...이것이 <삶>은 아니라고...

 

13. 감춰진 스스로의 뒷면에 어떤 교양이나 노력을 쌓아둔다 해도..눈에 보이지 않는 달인 것입니다. 우주의 어둠에 묻힌 채 누구도 와주거나 발견하지 못할..붙잡아주는 인력이 없는데도 그저 갈 곳이 없어 궤도를 돌고 있던 달이었습니다. 그것은 춥고, 어두웠습니다.

 

14. 바라는 모든 걸 얻는 것이 인생의 가치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겨우, 가까스로 얻은 것을 지키고 보살피는 것이 인생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15. 아무래도 자본주의는 <59800원>이 아닐까 싶어. 나는 요새 왜 자본주의는 <40200원>이 될 수 없을까, 에 대해 골몰히 생각중이야.

 

16. 저렇게 단단하게 자기 삶을 살아가는 용기..사람 마음 어디쯤에 그런게 있는 걸까요?

 

17. 문득 이 세계가 외계처럼 느껴졌다. 인간은 서로에게, 누구나 외계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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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못 먹고 있을 것 같다며
일주일에 한번쯤은 꼭 전화해서
밥먹자고 하는 친구

내 끼니를 걱정해주는 친구가 있다는게
믿기지 않을 만큼 고맙다


더욱 열심히 살아야하고
더 강해져야 하는 이유
잘 되어야 하는 이유

고마움에 보답할 수는 있는
그 정도만큼은 잘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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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많은 생각들과 갈피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느껴지는

수많은 느낌들, 감정들..을 느끼게 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

어머니, 일부일처제, 낭만. 분수는 높이 솟구친다. 힘차게 흩어지는 물은 거품까지 일으킨다. 충동의 출구는 단 하나밖에 없다. 나의 사랑, 나의 아기뿐이다. 이 전근대적인 인간들이 미치고 사악하고 비참했던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그들의 세계는 유유자적한 태도를 허용하지 않았으며 건전하고 덕망이 있고 행복해지도록 허용하지 않았다. 어머니라든가 연인으로 인해서, 조건반사적으로 따를 줄 모르는 여러 가지 금기로 인해서, 유혹이라든가 고독한 회한으로 인해서, 여러 가지 질병과 끝없이 고립화되는 고통에다 불확실성과 빈곤으로 인해서-그들은 모진 감정을 체험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또한 강한 무엇을 느끼지 않으면 안 되었던 그들이 더구나 고독 속에서, 희망도 없는 개인적인 고립 속에서 모진 감정을 반추하면서 어떻게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차바퀴는 꾸준히 돌아야 한다. 그러나 반드시 그 회전에는 감시가 있어야 한다. 그들의 회전을 감시할 인간들이 있어야 한다. 축이 있는 바퀴처럼 견실한 인간, 건전한 인간, 순종하고 꾸준히 만족하는 인간이 있어야 한다.

울부짓는 소리-우리 아기, 우리 엄마, 나의 유일하고 유일한 사랑 따위. 신음하는 소리-내 죄, 나의 하나님, 고통의 비명, 열병에 걸려 내뱉는 중얼거림, 노령과 빈곤에 대한 한탄-그런 와중에서 어떻게 그들이 차바퀴를 회전시킬 수 있는가?

 

 

억제된 충동은 넘쳐흐른다. 범람하는 것은 감정이며 격정이다. 심지어 그것은 광증이다. 그 물살의 힘과 제방의 높이와 견고성에 좌우된다. 가로막지 않은 강물은 지정된 수로를 평온하게 흘러가서 평욘한 행복에 당도한다.

"제군들은 행복한 거야." 총통이 말했다. "제군들의 생활을 감정적으로 안락하게 하기 위해서 여하한 수고도 아낀 적이 없었다-될 수 있는 한 어떤 감정을 갖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제군들 자신의 생활을 생각해봐. 제군은 여태까지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에 부딪쳐본 적이 있나?"

그 질문은 부정적 침묵으로 응답되었다.

"욕망의 자각과 욕망의 충족 사이에 긴 시간적 간격을 체험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적이 있었던 사람이 있는가?"

"제가 원했던 소녀가 제 것이 되기까지 거의 사 주일을 기다린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결과 강한 감정을 느꼈겠지?"

"끔찍했었습니다!"

 

- A.L. Huxley, 1894~1963, 멋진 신세계

 

충동을 억제할 필요도 없고, 욕망의 자각과 욕망의 충족 사이에 긴시간적 간격을 체험할 필요도 없고, 간혹 슬프거나 화가 나거나 외롭거나 부정적인 감정이 들더라도 몇 알의 소마로 그 모든게 해결되는 곳, 생활을 감정적으로 안락하게 하기 위하여 될 수 있는 한 어떤 감정을 갖지 못하게 하기 위해 여하한 수고도 아끼지 않는 곳 ,바로 '멋진 신세계'

 

 

사람은 누구나 아프기 싫어하고, 상처받기 싫어한다. 아프고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똑같이 사랑받기를 원한다. 그것이 충족되지 못하면 큰 고통, 슬픔, 분노 등의 강한 감정을 느낀다. 이 역시 아프고 힘들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는 누구도 이 같은 감정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같은 경험을 겪을 때 흔히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을 듣거나 하게 되는데 당장 겪는 '내 일'일 때는 성숙이고 뭐고 당장은 아프지 않고 싶고, 슬프고 싶지 않다.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본 일일 것이다. 이런 생각이 현실로 실현되는 곳, 말 그대로 '멋진 신세계'이다.

 

그러나 아플 일도 없고, 상처받을 일도 없으며, '만인은 만인의 공유물'이기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당연히 나를 사랑해주는 이 세계는 과연 '멋진' 곳일까? 사회적, 경제적으로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인 감정-아픔, 고독, 슬픔, 불행-들은 다 배제되는 것이 최선일까? 그런 감정들을 못 느끼게 하는게 행복을 말하는 것일까?

 

우리는 아프기 싫어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아파하면 대신 아파하고 싶어하는 등 아픔을 감수하고자 하기도 하며(이것에서 행복이나 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상처받는 것이 아픔임을 알면서도 그것보단 행복이 더 크기에 상처받는 것을 택하기도 하며, 어리석은 짝사랑을 슬퍼하는 한편 행복함도 느끼기에 멈추지 못한다. 이러한 현상들은 비록 고통과 함께 하는 행복이라 하더라도 그것들이 명백히 행복임을 증명한다.

또한 우리는 부정적 감정으로 인해 행복이 절대 가져다 줄 수 없는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아파본 사람만이 아프지 않음에 진정으로 감사할 수 있다. 아파본 사람만이 아픔을 겪는 다른 사람들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부정적 감정을 겪어봐야만 그 감정을 긍적적인 감정이나 방향으로 승화시켜 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고통이나 불확실성, 빈곤으로 인해, 모진 감정들로 인해, 더 이를 악물고 나아갈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아갈 수 있으며, 발전할 수 있다. 역설적이게도 사회적, 경제적으로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인 감정을 버리지 않았기에 결국 사회적, 경제적으로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사회를 이루는 힘이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인위적인 행복이기에, 거짓되고 기만적인 행복함만을 느끼며 안락하게 살 수 있는 멋진 신세계를 거부한다.

인간의 감정은 희노애락애오욕이 함께해야 한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느껴지는 것들을 가감없이 온전히 느껴야하고 힘들면 힘들어하고 슬프면 슬퍼해야 한다. 그래야만 건강한 사회에서 건강한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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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영화나 노랫말이 아름답고 드라마같은건 사랑은 원래 그렇지 않기 때문인것같다 별거아닌 말 사소한 계기에도 사랑은 시작된다 어렸을땐 거창한 이유가 있어야만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이없을 정도로 사소한 이유로 시작된 사랑도 사랑임을 알아가고 있다 애초에 사랑이란 게 그리 대단한게 아님을 인정하면 사랑을 의심하고 괴롭히다가 떠나보내지 않아도 된다

 자비에 돌란(Xavier Dolan-Tadros)

감독 뿐 아니라 연출, 각본, 주연까지 도맡아 하는 천재적인 영화인.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으로 89년생 올해 27살이다.

2009년 <I killed my mother>라는 작품으로 감독으로 데뷔하기 전부터 TV, 영화, 광고 등에서 아역배우로 활동해왔고, 2009년에는 위의 영화로 칸영화제의 감독주간에 초청되어 3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면서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내가 포스팅할 <마미> 역시 칸영화제에서 최연소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수작이다.

 

 주위에 자비에 돌란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그의 작품을 접하지 못한 나로서는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ㅠㅠ 그런데 우연히 집에서 보게된 <마미>가 너무 좋았기에 이건 꼭 영화관에서 봐야해!!!라고 외치며 마미 상영관을 폭풍검색하기 시작!! (이때부터였을까요...돌란앓이가 시작된 것이....그의 필모를 훑어본 것이...) 그런데 이 영화 개봉일이..2014.12.18일...못 보겠구나라는 생각에 낙담하고 있었는데 예매하기가 활성화되는게 아닌가!! 알고 보았더니 정말 운 좋게도 아트나인에서 자비에 돌란 기획전을 하고 있었고 정말 타이밍 좋게도 그날이 상영 마지막 날인데다가 상영작으로 <마미>를 진행하고 있었다...이거슨 데스트니....

 

마지막 상영 전날 새벽에 마미를 우연히 보게 되었던 건 정말 행운 중 행운!! 이건 여담이지만 마지막 상영이라고 아트나인 쪽에서 포스터와 스토리북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진행하시던 분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아트나인과 자비에 돌란의 관계가 어떻게 되냐는 문의가 쇄도한다고 하더라 그땐 몰랐지만 설명을 들어보니 그럴만도 한게

1. 아트나인쪽에서 자비에 돌란의 작품을 한국에서 가장 먼저 상영해 알렸고 2. 그쪽에서 제작한 포스터를 본 자비에 돌란이 너무 맘에 든다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고..또 그 날 보니까 3. 자비에 돌란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 공간도 있었던 걸 떠올려보니 그럴만도ㅋㅋㅋ 그곳은 정말 덕후스멜이 진동ㅋㅋㅋㅋ진행하시던 분도 순순히 인정하셨다 자비에 돌란 덕후가 맞다며ㅋㅋㅋ성공한 덕후가 되고 싶다고ㅋㅋㅋㅋㅋㅋ

 

 위 아래의 이 캔사진은 이뻐서 찍어온 아트나인 내부풍경..이수는 처음 가봤는데 내부가 정말 세련돼서 이뻤다. Eatnine이 함께 있는데 언제 한 번 밥도 먹으러 와보고 싶을 정도로 이뻤다...ㅠㅠ 상영관 내부도 왼쪽에 있는 창문으로 밤전경이 보이는데 항상 막혀있던 영화관만 보다가 창으로 밖을 볼 수 있었던 것도 매력적!

 

 위의 사진은 관람객 전원에게 증정해줬던 마미 포스터>_< 집에 이런거 잘 안 붙이는데 안토니 올리버 피론 캐릭터가 안 잊혀지기도 하고 색감이 너무 이뻐서 붙여놓았다ㅋㅋ

 

개인적으로 색감이 이쁜 영화를 좋아한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도 그래서 좋아했던 영화였는데

이 영화의 색감도 굉장히 이쁘다. 빛을 잘 담아냈고 음악과도 잘 어우러진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스티브(안토니 올리버 피론)는 카트를 통해 엄마에 대한 사랑과 자유로움을 맘껏 보여준다. 카트를 빙글빙글 빠르게 돌리기도 하고 식료품을 가득 채워 차도 위로 끌면서 달리기도 하는데 답답한 정사각형 화면에서 자유로움을 선사하는 장면이다.

 

스티브가 뛰쳐나가는 엔딩장면

마미 디안

말더듬의 원인은 뭐였을까..?

이 여자의 남편과 딸아이는 그녀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스티브는? 디안은?

 

마미의 ost .....영화의 여운도 여운이지만 음악 역시 여운이 크다.

자비에 돌란 영화의 ost들은 다 취향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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